블로그 이미지
thymetime

Rss feed Tistory
Text 2015. 3. 8. 02:45

[나가다나] 배움



개인으로서 최고위급의 무위를 자랑하는 나가는 익숙한 교복을 벗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히어로가 되서 졸업한 이후까지 고수하던 복장이다. 날개달린 인간도, 허리깨쯤 밖에 오지않는 여자애도 있는 마당에 제 교복이 어디가 눈에 띄어 상징이 되겠냐만은 다나가 그러라했기에 그러했다. 


윗사람,어른이 시키면 별 불만없이 그려려니하고 따른다. 자신과 별 다를바 없는 친구들이 그들의 상식과 잣대에 맞추어 뭐라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다. 그것이 어릴적부터 주입받고 배어온 나가가 사는 방식이었다.


물론 그것을 무시하라 이르는 이도 있었다. 네 멋대로 살라고, 네 있는 힘을 참지 말라고, 순간순간의 충동에 솔직해지라 악당은 외쳤다. 백모래 그 사랑을 위해 그리 살았던 그 남자는 나가를 있는힘껏 흔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나가에게 네 힘이 있다면 세계정복도 꿈은 아니라했다.


하지만 애초에 나가는 백모래와 마찬가지로 세계정복을 꿈 꾼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처럼 사랑을 위해서 모든걸 바칠 생각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가는 결국 그 어떤것도 이루지 못하고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 남자에게서 단 한가지를 배웠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가질 수 없는 건 가질 수 없더라."



이 세상은 소설이 아니기에 그러했다. 설사 세계를 정복한다하더라도 그는 그가 원한것을 손에 넣지 못했을것이다.


그가 한 악행을 알기에 동정조차 가지 않는 남자였지만 나가에게 기적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만은 고마웠다. 특기라는 초능력이 있는 세상이기에 깜박하고 착각할뻔 했다.


나가는 서늘한 셔츠에 팔을 넣었다. 


교복과 비슷하지만 달랐다. 그것은 다나가 허락한 복장이 아니였다.


나가는 백모래처럼 사랑에 목마른 아이가 아니기에 사랑에 모든것을 바치지 않았다. 나가는 사랑이 최선을 다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라 믿지 않았다. 나가는 절제할 줄 알았고 타협할 줄 알았다.


그렇기에 다나와 오수의 결혼식에서 박수를 칠 수 있었다. 가슴이 아려왔지만 그럭저럭 참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다른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백모래가 말한것처럼 악마가 준 끝을 모르는 재능의 유무였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걸 바치지도 않았으며 다나의 사랑을 갈구하지도 않았지만...


모든것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서장님."


"나가."



나가는 다나앞에 섰다. 나가가 고등학교때부터 눈높이가 엇비슷했던 둘은 지금도 똑바로 마주 볼 수 있었다.



"이젠 다나씨라고 불러야 할까요?"



애초에 나가에게 모잘랐던것은 경험뿐이었다. 목표가 생긴 나가는 금방 그의 가치를 찾아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원하던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는 더이상 그녀의 부하가 아니였다.



"어색한데."


"그래도 공적인 자리에서까지 실수하면 안되니까요. 특히 어르신들 앞에서요."


"그놈의 윗대가리들."



다나는 백모래 일당이 소탕되자마자 스푼을 위험세력으로 몰아 해체시키려던 작자들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어떻게 알았는지 가짜 나이프의 이호까지 들먹이며 이번에야 말로 그러겠다 으름장을 놓곤했었다. 그리고,



"그래도 나름 살날 얼마 안남은 양반들이라고요?"



그것을 막은 것이 나가. 그녀의 옛 부하였다.


나가는 빙그래 웃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역할을 강탈했다. 드디어 가까스로 동등해졌다. 다나의 짝인 오수는 그 집안의 힘에서 비롯되지만 나가는 제 자신의 힘이다.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 더 올라갈 여력도 있다. 


물론 그것으로 다나는 자신을 사랑하게 되진 않을것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자신을 의지하는 것만으로도 나가는 만족할 줄 알았다. 그는 백모래에게 그처럼 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지 않아요?"



다나는 교복을 벗은 나가의 모습이, 자신을 향한 그 미소가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다.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갤리민호] 선  (0) 2015.02.22
[나가다나] 장례식  (0) 2015.02.22
[이자미카] 벌레  (0) 2015.02.22
[토리코마] 비독점계약 1,2  (0) 2015.02.22
[야마츠나] 危  (0) 2015.02.22
,
Text 2015. 2. 22. 16:42

[갤리민호] 선

#수위주의





절망할 여유를 제거하기 위한 노동은 강도가 높았지만, 십 대 소년들의 몸은 그것으로도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창조자들에게 술이나 포르노 따위를 요구했다. 하지만 창조자들은 그런 사소한 여흥을 위한 도구까지 챙겨주는 아량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직접 술을 담갔고, 직접 섹스를 했다.

갤리의 술은 끔찍했고, 섹스는 그럭저럭할만했다.

그것이 과연 섹스라고 불릴만한 것인지는 누구도 몰랐다. 경험 없는 머릿속 지식에 기반을 둔 욕구를 풀기 위한 행위는 발기와 삽입, 그리고 사정만이 존재했다. 애정과 친밀을 바탕으로 하는 키스를 포함한 애무도 없었으며, 그것으로 행위자들 사이의 새로운 관계도 발전하지 않았다. 차라리 두 명이서하는 자위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것을 섹스라고 불렀고, 붙어먹는 이들을 파트너라 칭했다.


"미친 놈."

민호는 파트너로서 인기가 있었다. 그것도 삽입당하는 쪽으로, 좆을 아랫 구멍이나 허벅지 사이에 끼우는 쪽으로. 의외일지도 몰랐다. 그는 이 공터에서도 손꼽히는 크고 강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성격도 험했으며, 입은 성격보다 더 더러웠다. 여자 역할을 하기엔 적당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다른 공터인들을 자극했다.

특히 갤리 같은 놈들을.


"하자."


갤리는 욕을 먹으면서도 꼬리뼈를 따라 민호의 엉덩이 골에 중지를 집어넣었다. 미로를 뛰어다녔던 민호의 몸에서는 지도실에서 한 김 식혔음에도 불구하고 땀 냄새가 났다. 숨만 쉬어도 그곳에 강한 수컷이 존재함이 명백해질 만큼 강했다. 보통이라면 악취일 것이라도 그것이 저에게 깔릴 예정이라 생각하니 도리어 흥분만을 가져왔다. 갤리의 물건이 발기했다.

땀이 찼던 엉덩이 사이를 누가 벌려서 바람이 통하는 기분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민호는 벌써부터 불룩 솟은 갤리의 가랑이 사이를 보고 비웃었다. 거시기만 멀쩡한 미친놈 새끼. 엉성하게 섞여 붙은 근육과 지방은 물컹했고, 대가리도 좀스러운 졸보놈. 온갖 비방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민호는 비웃을 뿐, 순순히 허리띠를 풀었다.

갤리도 민호의 손이 버클에 가자마자 제 지퍼부터 내려 좆을 노출시켰다. 

민호에 박고 싶어 하는 놈들이 아무런 봉사가 없어도 러너들의 치프를 깐다는 사실에 발기하는 변태들이라면, 민호는 저보다 덜된 모자란 사내놈들이 제 몸을 타고 헉헉거리는 것에 흥분하는 변태였다. 싫은 놈이면 싫은 놈일수록 좋았다. 웃겼고 유쾌했고, 자극받은 내장은 저의 물건을 간질거리게 했다.

박혀 자극받은 후장보다는, 이성을 잃고 찡그린 상대의 표정이 더 좋았기에 민호는 정상위만을 고집했다. 등이 쓸리거나 야외 에서 하기에는 불편하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무지막지하게 벌려지는 후장으로 침 범벅인 손가락과 서늘한 바닥 공기가 들어왔고, 이미 미끈거리는 갤리의 좆대가리가 민호의 올려 붙은 고환을 건드렸다. 둘 다 더워진 공기에 가까스로 이성을 붙잡고 있었고. 그들이 엉겨 붙어먹는 장소가 나무로 가려져있지만, 누구나 올 수 있는 숲 속이며 아직 해가 떠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수 있었다. 갤리와 민호 둘 다 나오는 신음을 어금니를 물고 목구멍에서 울렸다. 가래가 끓고 숨을 고르는 소리만이 딱정벌레 날갯짓의 짤깍거림과 섞여들었다. 갤리는 제 좆 끝을 조이는 민호의 구멍에, 민호는 추하게 구겨지는 갤리의 얼굴에만 집중했다. 대화는 없었다.


"시발."


민호는 치고 들어오는 갤리의 움직임을 견디기 위해 손에 걸리는 데로 바닥의 것들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뒤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벗을 필요가 없어 그대로 입고 있던 셔츠가 가슴띠까지 올라가고 맨 등살이 흙바닥에 쓸렸다. 드러난 배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선망할 단단하게 죄여진 근육으로 덮여 있었다. 그래서였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온 신경이 박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던 갤리의 시선이 올라간 것은. 

체모가 적은 동양인답게 민호의 배꼽 근처는 다른 이들처럼 음모가 올라간 배랫나루 없이 갈라진 복근이 그대로 보였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과 팔과는 다르게 셔츠에 가려진 피부는 유난히 밝았다. 그랬기에 그 위에 뿌려진 검붉은 잇자국들은 가려지지 않았다.

갤리의 추삽질이 멈추었다.


"어떤 놈이야!"


민호는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갤리를 향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다 봉창 두드리는 개소리야 원래 저 새끼의 특기라고 하더라도, 박던 도중에 그런 적은 없었다. 혹시 근처에 엿보던 딴 놈이 있어서 저러나 싶었지만, 이 공터에 치프 러너인 민호와 대장 노릇하기 좋아하는 갤리가 그 짓을 하는 걸 관람할 만큼 간이 큰놈이 있을 리가 없었다. 뉴트나 벤 혹은 알비가 떠올랐지만 셋 다 그럴 인물들은 아니었다. 


"닥치고 박아."


아직 제 구멍이 벌렁거리고 있다. 이렇게 흥이 깨지는 건 사양이다. 민호는 고압적으로 인상을 찡그리며 명령했다. 그러나 갤리는 도리어 민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어깨를 움켜잡았다.


"어떤 새끼가 이랬냐고! 뭘 했길래 이딴 걸 달고 다녀!"


그제야 민호는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울긋불긋한 자국들이 보였다. 누구였더라. 벤이었던가. 확실하진 않았다. 


"아마..."
"아마?"


눈알을 굴려 다시 갤리와 시선을 마주친 민호는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발정 난 개새끼처럼 풀린 눈을 했던 놈의 표정이 변했다. 눈가가 굳어졌다. 다시 제 배를 내려다보았다. 그 새 축 늘어진 저의 물건이 보였다.

식어버렸다.


"제길."


민호는 워커 발로 갤리를 밀어 잡혀있던 어깨를 때 내었다. 갤리가 엉거주춤 중심을 잡는 동안 벌떡 무릎에 걸려있던 팬티와 바지를 올려 버클까지 채웠다. 갑자기 밀쳐진 갤리는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민호에게 따질 듯 달려들었지만, 민호가 더 빨랐다. 손을 뻗어 갤리의 가슴을 쳐 다시금 거리를 벌렸다.


"이제 네놈이랑 안 할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일방적인 통보였다.

미로 내에서 명령을 내리고 무리를 이끄는 입장에서 민호는 허튼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그 말인즉 지금뿐만 아니라 갤리는 언제나 민호에게 거절당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 뜻을, 그 무게를 몇 년간 민호와 함께 공터인이었던 갤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제 아래에 깔고 싶었던 것이다.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것 같이 굴던 갤리는 제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깨달았다. 갤리는 덜렁거리는 물건을 바지 춤에 집어넣어 지퍼를 올린 다음 한층 꺾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 새끼 때문에?"


네 몸에 자국을 새긴 새끼랑만 몸을 섞고 싶어서? 


"그럴 리가."


민호는 비웃었다. 그들이 하는 것은 섹스라고 불리지만 섹스가 아니여만 했다. 누가 저를 박던, 저를 박은이가 또 어떤 구멍에 박던 상관하지 않아야 했다. 제가 박히는 것은 남자 새끼들의 똥구멍에 좆을 세울 자신이 없었고, 박히는 것이 좀 더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다. 박는 놈들은 반대일 것이다. 그 사이에 그런 이해타산과 성욕 외의 것들은 없어야만 했다. 

갤리는 선을 넘었다. 그것뿐이다.

민호와 갤리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숲에서 벗어났다. 갤리는 그의 무리로, 민호는 러너 무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싫어한다.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가다나] 배움  (1) 2015.03.08
[나가다나] 장례식  (0) 2015.02.22
[이자미카] 벌레  (0) 2015.02.22
[토리코마] 비독점계약 1,2  (0) 2015.02.22
[야마츠나] 危  (0) 2015.02.22
,
Text 2015. 2. 22. 16:41

[나가다나] 장례식

그는 그녀와의 첫만남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그것을 아쉬워해본적 없었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사람, 앞으로도 지겹도록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사람과의 사소한 과거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특히 그처럼 사소한것에 감정과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무심한 성격이라면.



"서장님."



그러나 그런 그라도 오늘 지금 만큼은 그 사소한 사실이 견딜 수 없을만큼 괴로웠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너? 은행에서 처음 보고 스카웃을 결심했지.'던졌던, 기억나지 않는 첫만남이 기억속에 없는 것이 울만큼 억울해졌다.



"서장님."



그때는 서장과 부하직원이 아니라, 히어로와 일반시민의 관계였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아쉬워졌다.



"대답... 해주세요."



기억나지도 않는 첫 만남이 그리운 것은 지금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사사는 저 답지 않게 굵은 눈물을 쉴 새 없이 흘리며 오열하는 후배를 바라보았다. 후배에게는 처음 겪은 동료의 죽음일 것이다. 자신도 한팀이었던 선배들이 죽었을때 저렇게 울었던가. 그때의 감정은 너무나 격렬하고 특이해서 과거의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감이 없었다. 슬픈것은 아니지만, 마냥 슬퍼만 하기에는 자신은 살아있었다. 


나가의 손아귀가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하고 장례식장 바닥만을 긁었다. 무엇을 쥐고 싶어하는 것인지 나가 그 스스로도 몰랐다.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 설사 지구 최강이라는 말도 안되는 품질 보증 딱지가 붙은 자신이 죽이려고 해도 죽지 않을 것 같던 여자의 혼이라고 쥐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사사는 떨리는 나가의 등에 손바닥을 얹어 두드려 주고 싶었다. 의지가 되던 상사의 죽음은 그도 무척 슬프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후배를 위로할 정도의 여유는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까마귀 인간인 그의 본능이 경고했다.


그리고 머리가 이해하기 전에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생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개인 혹은 단체는 그 수를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가장 강하다 할지라도, 그 힘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세력도 카리스마도 경험도 없는 고등학생은 이용을 당할 운명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를 가장 처음 발견한것은 그렇다할 욕심도 없으며, 능력자라는 관점에서 보았을때 지극히 상식적인 도덕관념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자였다. 무엇보다고 그녀는 적어도 무력이라는 점에서 그 생물처럼 최고라는 정점을 찍고 있었다. 생물의 목을 죄고 방향을 일러주는 족쇄였으나, 그것은 느슨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든든한 가장 '최선'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족쇄가 풀렸다.


스푼에 남은 이들, 같은 팀인 혜나와 사사를 포함한, 이들 중에서 다나보다 나가에게 가까운 이들은 있다. 하지만 다나보다 나가에게 의지가 될만큼 강한 이는 없었다. 그의 손 대신에 자신의 손을 더럽히겠다고, 그가 하지 못한 일이라도 자신은 할 수 있다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스푼은 나가의 새로운 족쇄가 되어 줄 수 없다.


사사의 손은 나가의 몸에 닿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선택이 옳았다고 말하는 듯 나가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자신이 히어로임을, 아니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선택이었다.


바다를 가르고 지형을 바꾸는 힘을 가진 나가가 택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 않았다. 깊고 깊은 심해, 높고 높은 상공. 숨조차 쉬기 힘든 곳에 다달아서야 나가는 비로소 제 울분을 토할 수 있었다.



"죽고 싶어요."



서장님. 죽는다면 서장님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사조차 짐작하지 못한 또 다른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나가가 다나를 사랑한다는 뜬금없고도 비극적인 진실이었다.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가다나] 배움  (1) 2015.03.08
[갤리민호] 선  (0) 2015.02.22
[이자미카] 벌레  (0) 2015.02.22
[토리코마] 비독점계약 1,2  (0) 2015.02.22
[야마츠나] 危  (0) 2015.02.22
,
TOTAL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