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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2015. 2. 22. 16:36

[야마츠나] 자살이라 부르기에는 조금 모자란


야마모토 타케시, 그는 뛰어난 검사이다.

야마모토 타케시, 그는 살인검을 쓴다.

야마모토 타케시, 그는 인간을 죽인다.

야마모토 타케시, 그는 야마모토 타케시라는 인간을 죽이려고 했었다.




-



 

 

야마모토 타케시는 하나의 물음이 혀에서 맴돌아 근질거렸다. 묻고 싶었다. 그 누구라도 좋으니 묻고 싶었다. 어쩌면 자신에게 묻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추상적인 궁금증은 그가 알 수 없는 연산에 의해서 문장이 되었다. 그리하여 모호했던 개념이 확실해 졌다.

 

 

“남을 죽이는 것과, 자신을 죽이는 것. 그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남.”

 

 

그토록 망설였던 질문이지만 대답은 빨리 돌아왔다. 세상의 인간을 자신과 자신이 아닌 이로 나누는 명쾌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런 이분법적인 질문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답이란 단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단순한 대답을 듣는 순간 야마모토는 맥이 빠졌다.

 

그런 야마모토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람보는 휴대용 게임기에 몰두하였다. 람보에게는 답을 하는 것에 아무런 망설임도 그런 의문을 던지는 것에 대한 저의에 대한 의심도 없었다. 그렇기에 소년은 자신의 답변 뒤에 '자신'이 아닌 '남'을 선택한 이유를 덧붙이지 않았다. 같은 질문을 묻는 그런 너덜너덜거리는 짓도 하지 않았다. 그저 쉴 새 없이 손가락을 놀렸다.

 

부지런히 하얗고 길지만 화상 자국이 있는 손가락을 놀리는 람보는 이제 이차 성징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 매력을 가졌다. 그는 그림으로 그린 듯 한 전형적인 라틴계 미남이었다. 구불거리는 검은 머리카락 이라든지 그 아래로 보이는 초록빛 눈은 제법 근사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그 미소년의 성장과정을 그대로 지켜보았고 모두가 인정하는 스트레이트였다. 그의 눈에 람보는 어린 아들이나 동생처럼 어리게 보였다.

 

비록, 평범한 아버지나 형이라면 아들이나 동생이 두 가지 살인중 하나를 거리낌 없이 선택한다는 것에 대해 혼을 내거나 다그칠 것이다.

 

 

“역시 그런가?”

 

 

야마모토는 그저 가볍게 긍정했다. 그런 대답을 유도해낼 질문을 던진 주제에 아버지나 형처럼 군다는 것도 넌센스이다. 어찌되었던 저 모습이 람보의 모습이다. 한 없이 어리게 보이고 실제로도 어리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 금지된 모든 것을 경험해 보았다. 그는 어른의 것과 아기의 환경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람보 자체도 나이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야마모토 자신도 그럴 것이다. '그' 때문에.

 

뿅-뿅-

 

유치하게 들릴 법한 전자음이 고풍스럽게 꾸며둔 방에 지속적으로 울렸다.

 

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철없는 십대 소년과 길고 늘씬한 체격을 가진 남자가 그 방에서 그들의 보스를 기다리고 있다. 한쪽은 서양인이고 한쪽은 동양인이다. 한쪽은 입가를 심술궂게 올리고 있고 한쪽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살인자이자 마피아다.

 

마피아도 그냥 마피아가 아니다. 범죄자임도 범죄자가 되지 않는 신분이다. 그들은 이탈리아 마피아이자 거대 마피아의 수뇌급인 ‘수호자’의 칭호를 십대 때부터 그리고 아직 나이가 한 자리일때부터 부여받았다. 세간에서 널리 말해지는 인의를 저버렸다. 그와 함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상식을 벗어났다. 비틀리고 비틀려 탄생이라는 시작과 죽음이라는 마지막만이 명확한 인간들이다.

 

하지만 확실히 죽음을 향해서 곧게 걸어가고 있다. 적어도 걸어가는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뿅-

 

전자음이 멈췄다.

 

 

“제길, 거의 다 됐었는데.”

“하하. 또 진거야?”

 

 

탁자위에 발을 올리고 엉덩이를 소파 끝에 걸친 불량한 자세로 게임을 하던 람보는 거칠게 게임기를 던지며 짜증냈다. 분명히 그 나이 또래의 소년에게는 비쌀 휴대용 게임기가 벽에 부딪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서졌지만 람보는 일말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악! 아까 네가 말 걸어서 그런 거라고!”

“임무 도중에 제일 나불나불 떠드는 녀석이.”

 

 

봉고래의 7명의 수호자 중에서 무쿠로와 히바리를 포함시킨다 할지라도 함께 임무 수행하기가 꺼려지는 인물로 람보가 꼽혀지기 일쑤이다. 죽어도 람보와 행동하기는 싫다고 결사반대를 하는 조직원도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수많은 변명과 핑계 중 하나가 람보의 지랄 맞은 입버릇이다. 안하무인으로 자라나 언제 어디서나 자기 할 말은 다 해버린다. 야마모토도 람보가 떠드는 바람에 잔뜩 고생한 적이 있다.

 

 

“그것보다 이게 100배, 아니 1000배는 더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람보는 숫제 소파가 제 침대인 마냥 엎드려 투덜댔다. 날 때부터 마피아였던, 살상무기를 장난감 삼아 자란 람보에게 몸 전체를 움직이는 현실에서의 살인이 손가락을 까딱거려 귀엽게 눈을 반짝이는 색색의 캐릭터를 죽이는 것보다 더 쉬웠다.

 

 

“살인이라도?”

“엉, 이거 진짜 난이도 극악이야. 근데 아까부터 웬 갑자기 살인타령? 봉고래가 뭐라 했어?”

“아니.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이미 부서진 게임에 흥미가 떨어진 람보가 다른 쪽으로 호기심을 보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온갖 일에 간섭하는 게 람보였고 그것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헤에. 하긴, 형들을 죽이는 것보다는 게임이 쉬울 것 같아.”

 

 

람보가 ‘형’이라고 칭하는 이들은 봉고래의 보스 사와다 츠나요시를 포함한 수호자들과 그에게 전투를 가르친 후타이다.

 

 

“그전에 리본, 아니 이핀을 이기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어때?”

“악! 너 진짜!”

 

 

이핀은 고 무술의 유파를 잇고 있는 중국마피아계의 스타플레이어이다. 가냘픈 몸을 가진, 람보와 마찬가지로 마피아로는 보이지 않는 등 여로 모로 그와 비슷한 그녀는 람보와 10년지기 동갑내기 친구이지만 그와는 다르게 엄청난 노력파이다. 평소 그런 이핀의 따가운 질책에 부끄럽고 화나고 짜증나고 억울한 복합적 감정이 응어리 졌던 람보는 야마모토의 도발에 간단히 넘어갔다.

 

람보는 벌떡 일어나 씩씩거렸고, 야마모토는 귀여운 동생의 모습에 눈을 접었다.

 

람보가 차마 함부로 싸움을 걸지는 못해서 노려보며 서있는데 벽과 같이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무슨 일 있어?”

“여어, 츠나.” “봉고래!”

 

 

츠나는 비와 번개의 수호자가 그들의 보스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겁에 질린 부하에게 보고 받았다. 그래서 부하를 위로하고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 요량으로 방문을 열었다. 그러나 츠나가 기다리던 얼굴중 하나는 완전히 새 빨개져있었다.

 

다른 조직원들은 한참 상관인 람보가 짜증을 내는 것을 알고 람보를 피해서 그들에게 츠나가 온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부하가 화났다는 이유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츠나는 봉고래의 보스가 아닐 것이다. 물론 람보가 츠나에게는 거의 아들이나 어린 동생과 마찬가지라는 것과 람보도 츠나의 말이라면 복종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야마모토에게 나랑 진심으로 싸우라고 명령해!”

 

 

열렬히 츠나를 불렀던 람보가 여유롭게 의자에 기대어 웃고 있는 타케시를 향하여 삿대질을 하였다.

 

 

“수호자들 간에 불필요한 싸움은 불가해.”

“봉고래잖아!”

 

 

절대 왕정시대의 왕과 같이 유일하게 봉고래의 법(rule)을 어길 수 있는 신분인 봉고래 데치모 사와다 츠나요시이다. 그런 그에게 람보는 5살 난 어린아이처럼 때를 썼다. 그리고 츠나는 10년이 지나 겉모습만은 근사해진 주제에 속 알맹이는 변하지 않은 람보의 모습에 야마모토처럼 웃었다.

 

 

“람보, 너 이번에 또 훈련 빠졌었지. 바질이 실망했다고.”

“악! 그게 갑자기 왜 나와!”

“타케시를 이기려면 훈련에 빠지지 말아야지?”

 

 

람보의 어깨가 움츠려들고 고개는 숙여진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방에 있는 나머지 사람들, 츠나와 야마모토는 10년간 키만 큰 듯한 람보가 그의 어릴 적처럼 입술을 꼭 깨물고 바들바들 떨고 있을 것을 안다.

 

츠나에게 혼나서가 아니라, 제 분에 이기지 못해서.

 

 

“지금도 야구 바보쯤은 이길 수 있어!”

 

 

드디어 폭발했다.

 

이름을 부르더라도, 남에게 칭할 때는 꼬박꼬박 ‘형’이라고 칭하던 녀석이 막말을 하였다. 그러나 람보는 나이에 의한 상하관계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이탈리아인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는, 아니 모른다고 하여도 별 상관하지 않을 만큼 마음이 넓은 야마모토는 그저 람보가 요즘 고쿠데라와 놀기 시작했는가를 고민했다.

 

야마모토는 야구를 그만 두었다. 하지만 그는 고쿠데라의 호칭에 의해 야구에 대해 떠올린다. 그리고 그것을 항상 여유롭고 낙천적인 야마모토를 못마땅해 하는 고쿠데라가가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상상돼서 설핏 웃어버렸다.

 

분명 분해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겠지. 아무 말도 못하고.

 

그리고 다시는 그 호칭을 쓰지 않을 것이다.

 

봉고래 전체에 금지령을 내릴지도 모른다. 같은 수호자여도 콘실리어인 고쿠데라의 명령은 봉고래의 위엄을 위해서, 남의 눈을 의식해서라도 복종해야 하니까.

 

그렇기에 야마모토는 그 사실을 고쿠데라 앞에서 말하지 않을 것이다.

 

 

“뭐….뭐가 웃긴 거야!”

 

 

람보는 야마모토의 미소를 보더니 무슨 상상을 했는지 잔뜩 성을 내며 방을 나섰다. 상당히 무게가 나가는 문이 빠른 속도로 닫히면서 커다란 소음을 만들었다.

 

 

“어라, 저 녀석 너에게 장기 휴가 달라고 조르러 왔는데.”

“하하, 그래?”

 

 

부드럽게 웃는 야마모토의 보스, 사와다에게서 희미한 피냄새가 났다. 혈향이라고 칭하기에는 그리 달콤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악취가.

 

어울리지 않는다.

 

야마모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츠나는 비린내나 붉은색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츠나의 무기는 상대를 태워버리고 그 편이 좋다. 괜히 적을 살리기 위해 피를 묻히는 것이 싫다. 그것이 적의 피가 아니라 그의 피라고 할지라도.

 

 

“이핀하고 어디 여행이라고 갈 생각인가.”

“츠나, 늦었네.”

 

 

야마모토는 아직도 서서 웃고 있는 츠나를 바라보다 의자에서 일어났다. 동공과 홍채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검은 눈과 연한 갈색의 눈이 대충이나마 엇비슷하게 마주친다. 작았던 자신의 친구는 자신보다는 작지만 어디서 키가 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라버렸다.

 

전투에 적합하게.

 

 

“마찰이 생겨버렸거든.”

“네 운전수인 하야토는 어디에 쓰게?”

 

 

왜 보스가 부하를 이용하지 않고 스스로 나서서 위험 속으로 뛰어드냐? 라는 질문을 단순 명쾌의 대명사인 그 답지 않게 돌려서 말했다. 야마모토 타케시, 그가 고쿠데라 하야토와 마찬가지로 이용당하는 것이 당연한 부하이기 때문이다.

 

 

“고쿠데라군은 지금 필리핀에 있어.”

“그래서 혼자 싸웠다고?”

“내가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너는 수호자에 의해서 수호되어야만 해.”

“야마모토. 고쿠데라군은 필리핀에 사사가와 선배는 바리아와 함께 임무수행 중이고 크롬은 빈디체를 조사 중이야. 히바리 선배는 알다시피……. 구름이라고.”

 

 

나는 북 이탈리아 패밀리들의 회담에 감시역으로 참가했었지. 라고 야마모토는 짜증났던 일주일을 회상했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7 종류의 불꽃과 봉고래 링. 그리고 츠나를 제외하고 봉고래에는 6명의 수호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츠나가 언급한 수호자는 야마모토를 제외하고 4명. 1명이 모자란다.

 

 

“람보는?”

 

 

길어지는 불편한 대화에 볼을 긁적이던 츠나가 야마모터의 지적에 손을 모아 쥐었다.

 

 

“타케시, 아직 람보는 어려.”

 

 

자신은 그 나이에 살인을 했다. 그런 자신보다 벌써 더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에게 그토록 나이가 중요하냐는 질문을 삼키며 야마모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그렇게 말해도 그의 보스는 변하지 않을 것이니까.

 

 

“그리고,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실전감각이 떨어진다고.”

 

 

필요에 의해서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한다고 말하는 츠나는 말했다. 그 모습은 마피아가 되기 전 10년 전과 닮아 있어서 조금 슬펐다.

언제나 상냥하지만.

 

 

 

 

 

 

 

봉고래가 비상 전시 체제에 들어갔다. 웬만한 유럽의 왕조보다 오래인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봉고래이기에 그 백단위의 시간이 지나갈 동안 존속의 위기가 없었다면 거짓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심각한 적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고쿠데라 하야토. 봉고래의 콘실리어가 판단했다.

 

봉고래를 지탱해오던 것은 다른 마피아 조직과는 다르게 제왕의 자리를 지키며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할 수 있던 가장 큰 축은 충성심 높은 부하들도, 밀도 있는 조직망도, 기술 독점으로 인한 오버 테크놀리지의 무력도 아니었다.

 

초직감.

 

봉고래 그 자체를 상징하던 그 힘이 사라졌다. 초대 봉고래의 피를 이은 이는 이 세상에 단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분야를 막론한 체 시대를 뛰어넘고 학계를 뒤흔든 논문을 몇 편이나 썼으며 다국적 기업에서 의뢰를 할 정도의 두뇌는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였다. 그리고 최선의 선택을 하였다. 하지만 정작 같은 피가 흐르는 심장은 사와다 츠나요시, 이탈리아계 일본인 청년의 부재 그 자체에 통곡하여 쥐어짜 내려졌다.

 

그리고 고쿠데라 하야토의 10년지기 친구이자 그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에 속하는 무조건적인 낙천주의자인 야마모토 타케시는.

웃고 있지 않았다.

 

검 혹은 야구 배트를 들었을 때에는 그의 표정이 긴장감이 감도는 진지함으로 굳어지고는 했다. 하지만 그때를 제외하고는 그의 모든 표정은 선천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웃음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하지만 지금 그의 얼굴은 긴장감도 진지함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는 그의 애병은 커녕 싸구려 왜도 한 자루도 들고 있지 않고 있다.

 

 

“하하하하.”

 

 

메마른 얼굴에 간헐적인 ‘웃음소리’만이 튀어나왔다.

 

그가 밟고 있는 공간은 그의 발 크기보다 작았다. 이탈리아의 이름난 장인이 만든 구두의 앞부분은 아무것도 밟고 있지 않았다. 아니, 발아래에 있는 것을 단순히 ‘밟는다’라고 규정한다면 그의 구두코는 몇 십 미터가 넘는 공기층을 밟고 있었다.

 

 

“10년 동안 나는 변하지 않았어.”

 

 

츠나, 그의 사랑하는 친구이자 보스는 항상 자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변했다고 슬퍼하였고 자책감에 괴로워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괴로움을 스스로 끌어안았다. 다른 이들은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지만 그 상냥함에 자각하지 않으면 그를 의지하면서, 만약 자각한다 하여도 스스로를 혐오하며 의지했다. 그러기에 고쿠데라 하야토는 츠나가 원하지 않는 더 많은 충성을 바쳤고, 사사가와 료헤이는 자각하지 않은 척 본능적으로 연기했고, 크롬 도쿠로는 여성으로서 줄 수 있는 애정을 바쳤고, 히바리 쿄야는 최대한 모든 것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야마모토 타케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좀 더 츠나의 관심과 동정 연민 죄책감 그 모든 것을 합쳐 사랑만큼 커진 그것을 온전히 받아 드리는 길임을 그는 본능적으로 눈치 채고 있었다.

 

 

“나는 타고난 킬러라고.”

 

 

분명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에 모든 일본 미성년자에게 주어지는 교육을 받았으며 평범한 공동체에서 살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을 내어놓고 남의 목을 자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것 봐, 나는 10년 전과 같은 곳에 있어.”

 

 

자신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나는 변하지 않았어.”

 

 

그는 죽은 자신의 보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기에 남을 죽이는 것보다 자신을 죽이는 것이 더 쉬운 너 같은 인간이 될 리도 없고, 자신을 죽이는 것보다 남을 죽이는 것이 더 쉬운 이탈리아 마피아계의 적자도 아니야.”

 

 

그저, 이렇게 태어나고. 10년 전 옥상에서 한번 죽었고. 10년 전 다시 태어났다.

 

 

“나는 그 둘의 무게를 잴 만큼 섬세하지 못해.”

 

 

다시 태어나고 분명 무언가가 바뀌었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

 

 

“그냥,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해.”

 

 

이 세상에는 ‘사와다 츠나요시’가 없다. 자신의 보스이자 친구이자 자신의 목숨과 운명의 주인이 없다.

 

그가 야마모토 타케시에게 가지는 의미는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게 여겨지는 그 사랑의 조각보다 컸다. 가난하고 빈곤한 감정을 가진 야마모토 타케시에게 ‘사랑’이라고 정의 내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억지로 끼워 맞춘다고 하여도 그 대상은 사와다 츠나요시일 것이다.

 

둔중한 충격음과 함께 그의 발은 이제 아무것도 밟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자살이라고 부르기에는 모자란 죽음이었다.










-


2009년도에 썼던 글을

2010년도에 고쳤고, 그걸

2014년에 읽고,

2015년에 다시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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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2015. 2. 22. 16:34

[앙리미카] 자애

 


전쟁은 끝났다.


 


류가미네 미카도는 그 끝난 전쟁에 참전했었다. 일본의 고등학생으로 소년병으로 불러도 좋은 나이였다. 그러나 그는 그 전쟁에서 한 무리의 병사를 이끌었다. 전쟁에 참여한 이들 중에서도 지나치게 약한 그가 총수가 되어 전쟁에 참가한 것은 여느 역사 속 전쟁처럼 위에서 내려온 명령에 따른 행동이 아니었다. 거창한 대의명분에 의하여 그가 소속된 집단에 봉사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심지어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 전쟁이 그의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옥상 난간에 앉아 전쟁터를 내려 다 보았다. 허무한 무력과 무력이 부딪히고 어린아이의 치기와 어른의 욕망이 만난 공간이다. 딱딱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배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곧 사라질 흔적은 그 배경 위에 존재했다. 그 흔적은 미카도가 전쟁을 더듬기에는 충분했다.


 


류가미네 미카도는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는 웃지 못하였다.


 


보편적인 인간의 상황 판단 능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그였다. 그 만큼 웃음도 많았다. 길을 가다 흘려들은 농담에도 작게 미소 지을 수 있는 인간이 류가미네 미카도이다. 하지만 지금, 살아남았음에도 그의 입술은 한 일자로 다물려 좀처럼 휘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에 웃었던 남자가 선포하며 명명한 ‘전쟁’은 평범한 일본의 고등학생이라면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경험이었다. 폭력을 업으로 삼는 이들도 놀랄 규모의 무엇인 그 속에 있었음에도 미카도는 그의 충복인 쿠로누마 아오바가 사랑한 미소를 짓지 못하였다.


 


그 답지 않게 호승심이라도 들은 걸지도 모른다. 이 전쟁은 죽은 자가 승자이다. 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이미 웃으며 여자의 목을 끌어안으며 죽었다. 그러므로 살아남은 미카도는 패자이다.


 


그러나 그는 울지 않았다.


 


십 미터가 넘는 공기층을 밟고 있는 그의 발은 이미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달랑거리는 발을 바라보는 눈의 한쪽은 이마가 깨지며 흐른 피가 흘러 들어가 제대로 뜨지도 못하였다. 난간위에서 몸을 지탱하는 손바닥은 잘 갈려져 모래가 박혀있었다. 육체적 고통에 익숙하지 못한 그가 견디기 힘든 아픔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울지 않았다.


 


그가 위태롭게 앉아있는 좁은 난간위로 친우이자 전우이며 적이었던 소노하라 앙리가 가뿐히 뛰어 올라섰다. 작은 몸을 가볍게 놀리는 그 모습에 온 몸에 낭자된 자상이 아니라면 기계체조 선수라 소개해도 납득 할 수 있을 것이다.


 


앙리는 미카도를 향하여 걸어왔다. 미카도와 같은 쪽의 안경알은 이미 깊게 금이 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고집스럽게 그 안경을 쓰고 아무렇지도 않게 좁은 길을 걸었다. 마침내 난간을 짚은 미카도의 왼손 옆에 앙리의 오른발이 놓였다.


 


그녀도 살아남았다.


 


언제나 자신의 표정을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미카도는 자신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앙리의 표정이 궁금했다. 이 전쟁으로 수많은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할까? 사야카가 아닌 소노하라상의 얼굴에 그 감정이 새겨져 있을까? 그가 알고 있는 모든 낱말이 섞여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짓눌린 미카도는 비겁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그녀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그의 감정도 억지로나마 정의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소노하라상.”


 


 


미카도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피가 말라 붙은 다리가 보이고 다 찢어져 맨살이 드러난 후드 티가 보였다. 미카도는 소노하라의 얼굴을 보기위해 고개를 올렸다. 그리고 붉은 빛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눈과 마주쳤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앙리는 전쟁터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미카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물이 안경에 떨어져 산란하는 빛 무리를 만들어 내는 도중에도 그녀는 계속 눈물을 떨어뜨렸다. 미카도가 눈치 챌만한 작은 신음 하나 없이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류가미네군.”


 


 


사야카가 아닌 소노하라 앙리가 미카도가 원하던 깊고 맹목적인 감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앙리의 목소리는 안도로 가득 차 있었다.


 


살아남아서 다행인 것이 아니다. 사는 것이 다행이 아니라 죽지 않았기에 다행인 것이다. 그녀의 감정은 남아있는 친우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이었다.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소중한 것, 그것은 결코 미카도가 원하던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었지만 그만큼 깊었다.


 


아니, 남녀간의 사랑이 무엇인가. 기괴하고 비틀린 거리에서 가장 정상적인 사랑은 목이 없는 요정과 그녀를 해부한 의사의 사랑이다.


 


어느새 미카도의 감정은 앙리의 것과 닮아있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에서 겨우 발견한 것이다. 미카도는 몸을 돌려 아슬아슬하게 앉아있던 자세를 고쳤다. 발판 없는 곳에서 덜렁거리던 발 중 한쪽이 옥상의 바닥을 밟으며 그의 몸은 확실하게 고정되었다. 발목은 시큰 거렸지만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팔을 뻗어 앙리의 손을 잡았다. 양쪽 모두 단단히 잡아당기는 그의 행동에 앙리는 난간에 무릎을 꿇었다. 미카도에게 앙리는 유혹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버리고,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한 미련도 잊으며 그녀만 본다면 분명 편할 것이다.


 


성실하게 몸에 익힌 가치관은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러한 가치관을 따라 행동하는 무리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이다. 비일상을 동경하며 살아온 그이며 비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의지할 곳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그녀가 그의 행동의 기준이 된다면 류가미네 미카도는 웃거나 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노하라상. 부탁이야. 언제나처럼 내 곁에 있어 줘.”


 


 


머릿속에서 그러한 알고리즘을 연산하기도 전에 미카도는 이해했다. 본능과도 같은 행동이었다. 그는 자신을 동정하는 앙리에게 매달렸다.


 


 


“응.”


 


 


앙리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는 도리어 미카도를 품에 안고 팔 안에 가두었다. 그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그를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드러난 젖가슴이 미카도의 머리에 닿았다. 하지만 미카도는 흥분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그저 안심했다.


 


그렇게 류가미네 미카도와 소노하라 앙리는 서로에게 매달려 한참 동안 부둥켜안고 있었다. 미묘하게 다른 두 사람의 체온이 같아질 무렵에 미카도는 문득 팔을 풀고 떨어졌다. 두 사람은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의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날 베어도 좋아.”


 


 


그것은 류가미네 미카도의 청혼이었다. 결혼이라는 형식은 아니었지만 상대와 영원히,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것을 고백한다는 맥락에서 청혼과 닮아있었다. 앙리의 어딘가에서 사야카가 외쳤다. 사랑한다고, 그리고 눈앞의 인간을 사랑하라고. 그래서 앙리는 고개를 저었다.


 


 


“사랑해.”


 


 


소노하라 앙리는 언제나 몸속에서 울리던 말을 내 뱉었다. 그러나 그녀는 눈앞의 인간을 베지 않았다. 온전한 그녀의 마음이었다.


 


마주보는 미카도와 앙리의 눈에 미래가 흔들리며 지나갔다. 그들은 언제나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쇠붙이의 사랑에 몸이 녹슬고 많은 아이를 가진 소노하라 앙리에게 성욕은 존재하지 않는다. 친우와 적에게 보내는 감정까지 긁어모아 앙리에게 집중하는 류가미네 미카도가 그러한 상대를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을 리 없다. 그들은 언제나 함께하며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타인에게는 연인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상관없다. 마사오미가 그들을 떠났을 때부터 자신들이 그러한 사이였다는 것을 지금의 류가미네 미카도와 소노하라 앙리도, 그리고 미래의 두 사람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전쟁이 끝난 날, 상처투성이의 그들은 함께 잠이 들었다.


 


일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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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2015. 2. 22. 16:33

[사사나가] 하늘


네가 보잘것없는 내 품에 안겨 내 이름을 부를 때, 나는 같잖은 우월감을 느꼈다. 그것은 네가 이 지구 상에서 가장 강한 '생물'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감상이었다. 그렇게 강한 생물이 지금 내 아래에 있다. 속이 빈 뼈다귀로 이루어진 조류는 그 사실에 노골적으로 흥분했다.


그리고 자신의 천박함을 깨닫는 순간, 나는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서늘함을 느꼈다. 들뜬 흥분과 열이 오른 뇌가 급하게 식어갔다. 정복감에 힘이 들어갔던 물건도 어느새 흐물흐물해졌다.


성년과 미성년. 동성. 타인의 시선. 그 밖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 그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너와 나는 이러한 관계를 맺었다.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떳떳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쾌락이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지극히 사랑할 뿐이다. 


결벽증 적으로 순수한 사랑은 면죄부가 되었다.


그리고 그 면죄부를 자신이 찢어버렸다.


어떻게 너에게서, 그 방에서, 그 침대에서 도망쳤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치밀어 오르는 자괴감에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남겨진 연인이 느낄 배신감을 고려할 여유 따윈 없었다. 그만큼 나의 그릇은 작고 작았다. 너를 품기에 나는 너무나 작았다. 나는 네 앞에서 그전처럼 떳떳할 수 없었다.


나는 널 사랑할 자격이 없었다.



"선배. 나랑 말 좀 해요."



아직 초등학생인 혜나가 결근한 날이었다. 너는 나를 불러세웠다. 그러더니 내가 대답을 할 틈도 주지 않은 채 하늘로 이동했다. 조금만 올라가면 새도 숨을 쉬기 어려울 만큼 높은 하늘로. 평범한 인간보다 떨어지는 폐활량 때문에 입을 맞출 때도 헐떡거리기 일쑤인 너지만, 인식조차 하지 않고 사용하는 초능력은 그 끝을 짐작할 수 없었다.



"말해요."



왜 그날 그렇게 가버렸어요? 왜 날 피해요? 왜 나에게 변명하지 않아요?


너의 요구에 나는 고개를 숙여 까마득하게 멀어진 땅만을 바라보았다. 차마 눈을 뜨고 곧게 바라보는 네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다. 부끄러웠다.



"미아네."



결국 나오는 것은 무의미한 사과였다.


내 날갯짓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하늘, 아무도 우리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곳에서도 나는 솔직할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우리를 볼 수는 없지만, 너는 날 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 나는 널 사랑할 자격이 없으면서도 사랑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과할 지언정, 나의 천박한 모습을 들키기 싫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음에도, 네가 나를 경멸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한참 그렇게 제 발아래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을까,



"윽"

"선배."



강제로 꺾여진 고개에 시야가 바뀌었다. 너의 얼굴이 보였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눈은 곱게 접혀 있었고, 입꼬리는 비틀려 올라가 있었다. 나는 네가 눈을 감고 있어도 나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개를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너는 내가 아래에 두면서 우월감을 느낄만큼 무척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다는 소심한 반항이 네 심기를 건드린것이 틀림없었다. 당겨져 허공에 고정된 날갯죽지가 뻐근히 아파져 왔고 손발은 어느새 저들끼리 쌍쌍이 붙어 손가락 발가락 끝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치 내 몸에 꼭 맞게 만들어진 투명하고 단단한 관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선배가 절 아무리 싫어해도."



널 싫어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나 내 짧은 혀가 내뱉는 어설픈 발음 따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그 투명한 관은 코 아래까지 올라가 입을 막았다. 



"선배가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원해도."



내가 그럴 수 있을 리 없다. 그럴 수 있었다면 진즉 너와 이런 관계가 되는 것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았을 것이다.


너의 차가운 손이 내 볼에 닿아 미끄러졌다. 역시 고도 때문에 기온이 너무 낮은 걸까, 네 교복만으로는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감기가 걸리면 안 되는데.



"선배가 저에겐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도."



오히려 그 반대다. 내가 너와 함께 하기엔 너무 천박한 사람이기에 견딜 수 없는 것뿐이다. 나는 얼토당토않는 오해를 고쳐주고 싶었기에 몸을 뒤틀었다.



"선배는 제거에요."



날개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선배는 스푼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겠죠? 선배는 그날로 직장을 잃는 거에요. 그렇다고 해도 선배가 잘생겼고 잘생겼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아마 전 그땐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거에요.


하늘에서 내려와 주세요.


너는 내 머리칼과 귓바퀴가 내 날개라도 되는 양 잡아당겼다. 우릿한 고통이 나는 기뻤다. 


나는 천박한 남자다. 그리고 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우리는 함께해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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